일본 빅카메라, 온라인 경쟁 위해
라인어스 ‘인포탭’ 전격 도입

일본의 가전양판점 ‘빅카메라’가 지난 2월 도쿄 마치다시의 오다큐백화점에 개점한 마치다점에 ESL(전자가격표시기)을 도입, 언론의 스포트라이트를 한 몸에 받았다. 빅카메라는 온라인유통과 유동적인 가격 경쟁을 위해 ESL을 활용할 방침이다. 빅카메라에 ESL을 제공한 라인어스 측은 방대한 상품과 전파간섭이 심한 전자전문점이 안정적으로 ESL을 운용하기 위해서는 남다른 기술력이 요구된다고 강조했다.

빅카메라 마치다점의 취급품목 수는 10만여 개. 일찍이 이렇게 방대한 규모의 ESL을 부착한 사례는 없었기에 마치다점은 전세계적으로 최대 규모의 ESL을 도입한 매장이 됐다. 마치다점의 ESL이 안정적으로 운용되는 것을 확인한 빅카메라는 안심하고 2021년 8월까지 전점에 도입할 것을 선언했다. 이러한 빅카메라의 전격적인 행보는 일본 유통업계의 이목을 집중시키기에 충분했는데, 빅카메라에 ESL을 납품한 업체가 국내 전자가격표시기 전문업체 ‘라인어스’라 더욱 눈길을 끈다.

ESL, 옴니전략의 필수 동반자
“10만여 개에 이르는 ESL을 안정적으로 구동하기 위해서는 전파간섭 없이 데이터를 처리할 수 있는 기술력을 갖춰야 합니다. 게다가 빅카메라는 전자제품을 취급하는 매장이라 블루투스 등 무선 기능 제품들과 ESL의 충돌을 방지해야 하는 기술적 문제도 있습니다.”
라인어스 김현학 대표는 라인어스의 전자가격표시기 ‘인포탭’이 빅카메라에 선정된 이유로 단연 기술력을 꼽았다. 이는 전자가격표시기 글로벌 시장을 선도하고 있는 국내 및 중국 업체들과의 경쟁을 거쳐 이룬 쾌거다. 전세계적으로 ESL 도입이 빠르게 확산되면서 ESL을 판매하는 업체들이 늘고 있지만 원천 기술력을 보유하고 있는 업체는 많지 않다. 그렇기에 무선통신과 E-페이퍼 방식의 전자가격표시기를 세계 최초로 개발한 삼성전기 출신의 라인어스가 더욱 두각을 나타내고 있는 것이다.

사실, 일본 유통업계는 과거 1세대 ESL 채택 후 시인성 및 효율성이 낮아 ESL 도입에 회의적이었다. 그럼에도 빅카메라가 ESL에 대대적인 투자를 결심한 이유는 아마존 등 온라인유통과의 가격경쟁이 날로 격심해지고 있는 상황에서 이에 대한 대항마로 ‘다이내믹 프라이싱(유동적 가격정책)’ 전략을 전개하기로 한 때문. 온라인 쇼핑몰은 재고수량, 매출 같은 데이터를 일괄 관리해 유연하게 가격을 변경할 수 있다. 특히 경쟁사보다 단돈 얼마라도 저렴하게 판매할 수 있도록 조건을 설정하면 그에 따라 자동으로 가격이 변경된다. 미국의 아마존은 가격 변동이 하루에만 250만 건에 이른다는 조사도 있다.
빅카메라도 이러한 온라인쇼핑과 가격경쟁에 맞서 시시각각 가격을 변동하는 다이내믹 프라이싱 전략을 펼치기로 한 것. 하지만 수시로 변동하는 판매가에 따라 직원들이 일일이 가격표를 교체해야 한다면 업무 부하가 클 것이다. 그렇지 않아도 현재 일본 유통업계는 극심한 인력난에 시달리고 있어 본부에서 일괄적으로 가격을 변경하는 ESL 도입을 서둘러야...기사전문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