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키호테가 부럽다면
체인스토어 이론부터 폐기해야

논리와 과학성, 합리성을 따르는 체인스토어 이론을 폐기해야 할 때가 됐다. 이제 점포는 단지 필요한 것을 합리적으로 구입하는 곳이 아니다. 합리적인 쇼핑이라면 온라인유통에서 보다 효과적으로 수행할 수 있다. 동질성보다 다양성을 추구하는 시대에는 독자적인 이론을 정립해야 한다.

미국에서 탄생한 슈퍼마켓 업태는 개인의 경험에 기대 운영되던 그 전까지의 상업론과는 완전히 다른 세계를 보여줬다. 슈퍼마켓은 보편적인 근대화론을 따른다. 슈퍼마켓은 모든 사업의 기본이 되는 전략뿐 아니라, 주통로를 설계하는 법과 어소트먼트, 가격 설정법, 진열, 머천다이징, 오퍼레이션, 소비자 행동 등 모든 것을 이론으로 정립하고, 이를 과학으로 지지했으며, 합리를 추구했다. 즉, 근대화의 키워드인 논리성, 과학성, 합리성을 따랐다. 개인적인 성공 경험이 아니라, 보편적인 상업경영론을 추구하면서 전문적인 유통기업도 탄생하기 시작했다.
그러나 이로써 소매업이 완성된 것일까. 기업형 유통업체의 점포에 내점하면 원하는 상품을 적정 가격에 구입할 수 있어 큰 불만 없이 쇼핑을 마칠 수 있다. 필요한 것은 무엇이든지 있고 예정대로 쇼핑을 완료할 수 있지만, 즐거움이나 두근거림은 느낄 수 없다. 단지 필요한 것을 합리적으로 구입하는 곳에 지나지 않는다.

돈키호테가 각광받는 이유
과연 합리적인 쇼핑, 논리적인 쇼핑, 그리고 과학적인 쇼핑을 하는 곳이 이상적인 점포일까. 잘 생각해보면 아마존을 위시한 온라인유통이 갖고 있는 장점은 합리적인 쇼핑, 논리적인 쇼핑, 그리고 인간행동학으로써 쇼핑을 단적으로 실현해준다는 것이다. 결국 논리나 과학, 합리는 오프라인 점포보다 온라인유통이 더 뛰어나다고 할 수 있다. 이제 오프라인 점포가 단순히 갖고 싶은 것을 합리적으로 손에 넣는 곳에 그친다면 온라인유통을 이길 수 없다.
이는 근대화를 이끈 슈퍼마켓에만 한정되는 것이 아니다. 다른 업태들도 새로운 시대를 맞고 있다. 즉, 근대화가 끝나고 현대화의 시대가 열렸다. 현대화는 근대화에서 추구한 동질성 경쟁에서 벗어나 다양성을 추구한다. 적합한 사례로 일본의 돈키호테를 들 수 있다. 돈키호테의 점포는 그야말로 근대화론의 절대적 키워드인 합리성, 과학성, 논리성을 따르지 않는다. 오히려 이들을 부정한다고 할 수 있다. 예를 들어 미로와 같은 통로, 천장까지 닿을 듯한 어수선한 진열, 부문을 뛰어넘는 상품구색 등 이제까지 근대화를 따르는 점포에서 완전히 부정하는 방법들을 채택하고 있다.
고객들은 이를 점포의 개성으로 인정해줬다. 설레는 마음으로 회유하며 즐겁게 매장을 즐긴다. 체인스토어 이론으로 구축된 점포에서는 절대 경험할 수 없는 것이다. 체인스토어 매장은 고객에게 감동이나 즐거움, 두근거림을 주지 못하기 때문에 단순히 합리적인 쇼핑의 장밖에 되지 못한다.
돈키호테 같은 이단아가 탄생하게 된 것은 이제까지 우수한 점포로 생각되었던 것이 고객 입장에서는 그렇지 않을 수 있다는 것을 깨우치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돈키호테는 비논리, ...기사전문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