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바구니 비상등 끄기 위해 유통업체 총력 대응


이상기후, 구제역, AI, 원자재가 상승 등 연일 서민들을 우울하게 하는 소식뿐이다. 통계청 발표에 따르면 지난 2월 소비자물가는 전년 동월대비 4.5% 상승했는데, 이는 지난 2008년 11월 4.5% 상승 이후 27개월 만에 최대치를 기록한 것이다. 이에 유통업체들은 휘청거리는 장바구니 물가를 잡기 위해 발 벗고 나섰다.

서울 서대문구에 사는 주부 김모 씨는 요즘 장보러 가기가 무섭다. 평소대로 3~5만 원을 갖고 나갔는데 채소 몇 가지 고르다보면 예산을 초과하기 일쑤기 때문이다. 그래서 대형마트보다는 필요할 때마다 동네 구멍가게에서 조금씩 구입하게 됐다. 비싼 과일은 쳐다보지도 않고 오렌지, 포도 같은 수입과일로 대체하고 있으며, 육류는 그동안 냉동실에 쟁여 놓았던 것들로 해결하고 있다. 김모 씨는 “생필품뿐 아니라 전반적으로 물가가 올라 가급적 지출을 줄여야겠다는 생각 뿐”이라고 말했다.
최근 안 오른 것이 없을 정도로 장바구니 물가에 비상이 걸렸다. 지난해부터 한파에 폭설까지 겹치면서 작황부진으로 농산물 가격이 상승했고, 엎친 데 덮친 격으로 구제역과 AI가 발병해 축산물 가격이 하늘 무서운 줄 모르고 올랐기 때문이다. 국외 사정도 만만치 않다. 중동사태로 국제유가가 상승하고 곡물가격 등 원자재가도 올라 설탕, 밀가루 가격이 심상치 않다.

부문별 장바구니 물가 동향 살펴보니
* 채소
채소는 저장상품이 막바지에 이르는 지난 2월에 최고치를 경신한 뒤 강보합세를 이루거나 소폭 하락했다. 그러나 이르면 3월 말부터 햇상품이 본격 출하되기 때문에 4월 이후부터는 안정세를 이룰 것으로 전망된다.
채소 중 가장 상승폭이 큰 품목은 배추, 무, 대파 등이다. 배추는 지난 겨울 한파와 폭설로 작황이 좋지 않고 파종이 늦어져 수율도 감소한 상황이다. 대파도 냉해 및 출하 지연으로 지난 2월 전년대비 133.8%(특품 기준) 상승했다.
무, 감자, 당근 등 현재 시장에 나와 있는 햇상품의 대부분은 제주도에서 생산된 상품이다. 하지만 지난 2월까지 제주도에 눈이 많이 내리고 평년보다 기온이 낮아 작황이 좋지 못했다. 농협중앙회 채소부 이민준 팀장은 “제주 햇감자는 생산량이 적고 상품성도 지난해보다 떨어지지만 저장 감자가 있기 때문에 곧 안정세를 찾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배추, 무 가격이 상승하자 대체품인 콜라비, 열무, 얼갈이배추, 봄동을 찾는 이들이 늘었다. 롯데마트 경우 무의 대체품인 제주산 콜라비 매출이 전년대비 233.4%(1~2월 기준) 상승했고, 열무와 얼갈이배추 매출은 전년대비 69.3%(1~3월 기준) 성장했다.

* 과일
2월 이후 한파가 물러나면서 전반적인 과일 생육에 차질은 없을 듯하다. 다만 저장성 과일인 사과, 배는 지난해 냉해 피해로 생산량이 감소해 고 가격대를 형성할 것으로 보인다. 30% 이상 수확량이 감소한 배는 40% 정도 가격이 상승했지만 수요가 많은 과일이 아니기 때문에 서민 물가에 영향을 미칠 정도는 아니다. 다만 연중 수...기사전문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