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몰형 마트•보더리스 백화점’…
리모델 뛰어넘은 ‘혁신적 재창조’ 바람

매장 리뉴얼로 활기를 되찾으려는 유통업계가 기존 점포의 효율성 진단을 통해 돌파구를 모색하고 있다. 단순히 겉모습이나 상품구색을 바꾸는 수준이 아니라 ‘대형마트와 몰의 통합’, ‘개방형 백화점 설계’ 등 리노베이션에 가까운 리뉴얼 혁신으로 미래 비전을 찾고 있다.



유통업계에 리뉴얼 바람이 불고 있다. 대내외 악재로 신규 출점이 더디게 진행되면서 각사별로 기존점을 새로운 트렌드를 반영한 매장으로 바꿔 고객 집객력을 높이는 방향으로 경영 전략을 선회하고 있다.
제조업체가 꾸준한 설비 투자로 생산량을 높이듯 그동안 유통업계도 신규 출점으로 자연스럽게 매출을 향상시켜 왔다. 그러나 경기 침체와 정부규제 강화로 대형마트와 슈퍼마켓 등 오프라인 업체들에게 이제 새 매장 열기는 하늘의 별 따기가 됐다. 신규 출점은 물론 소상공인과의 갈등으로 이미 확보한 부지에 새 점포를 내기도 쉽지 않은 상황이다. 이렇게 몸집 불리기를 통한 성장 전략에 사실상 족쇄가 채워진 가운데 각 업체들이 선택한 전략이 바로 ‘점포 리뉴얼’이다.

개선이냐 개혁이냐, 리뉴얼 방향 결정
9월 말 기준 이마트와 코스트코가 각각 3개점과 2개점을 선보이는 데 그친 대형마트 업계는 기존점 경쟁력 강화로 성장 해법을 모색하고 있다. 이마트 경우 상반기 40여 개점의 부분•전면 리뉴얼을 실시했고, 차세대 마트 포맷 실험을 하고 있는 홈플러스는 ‘더 플러스 몰’이라는 이름으로 6개점의 리뉴얼을 완료했다. 롯데마트는 올 상반기까지 서울역점을 비롯해 주요 9개점의 리뉴얼을 마쳤고, 모두 두 자릿수 이상의 매출 개선 효과를 얻었다.
슈퍼마켓 업체들도 신규 출점이 줄어들면서 우량점포 중심으로 리뉴얼을 실시하는 등 핵심상권 경쟁력을 강화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백화점 3사 역시 복합몰과 아웃렛을 빼면 2012년 이후 신규 백화점 출점이 없다. 롯데는 평촌점, 현대는 충청점, 신세계는 의정부점 개점이 마지막으로, 백화점 업계는 주요 매장의 식품관과 명품관을 대대적으로 확장•보수하며 고객에게 새로운 모습으로 다가서고 있다.
이처럼 매출 상위 점포나 지역 거점 점포에 매출 역량을 집중하고 있는 유통업계는 최근 리뉴얼에 초점을 맞추며 매장이 ‘새로워진다는 것’이 과연 무엇을 의미하는지 다시 생각해보고 있다. 리뉴얼(renewal)의 사전적 의미는 ‘새롭게 하기’, ‘재생’, ‘회복’ 등으로 기존의 것을 새롭게 한다는 뜻을 담고 있어 ‘쇄신’, ‘혁신’ 등을 뜻하는 리노베이션(renovation)과 어울린다. 시설뿐 아니라 상품, 서비스, 직원 마인드까지 새롭게 한다는 측면에서 하드웨어적 변화를 뜻하는 리모델링(remodeling)과 구분되며, 유통업체가 추구하는 가치 확보를 위한 ‘쇼핑 환경의 재구성’이라고 정의할 수 있다.
사실 소매점에는 ‘외관적 수명’, ‘구조적 수명’, ‘취급상품 수명’ 등 다양한 수명 주기가 존재한다. 개점 후 일정 기간이 지나 매출이 정체되거나 감소하는 ...기사전문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