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식·수치화에 능한 전략가로 포지셔닝하라

훌륭한 마케터는 회사의 전략과 방향을 명확히 설정할 수 있어야 함은 물론, 설정된 방향을 조직원 모두에게 이해시킬 수 있어야 하며, 서로 상충되는 이해 관계에 있는 부서들을 조율함으로써 합일된 방향으로 이끌 수 있는 전략가여야 한다.



‘마케팅’과 ‘전략’이라는 단어는 서로 떼려야 뗄 수 없는 밀접한 관계에 있다. 마케팅의 많은 부분이 실행 영역에 해당하지만, 궁극적으로 마케팅 부서는 고객과 상품, 가격과 시장에 대한 회사의 전략과 방향을 설정하고 조직의 각 부문이 설정된 전략대로 움직이는지를 끊임없이 조율하고 독려함으로써 고객만족과 이익 실현이라는 최종 목표를 달성해야 하는 책임을 지고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마케팅은 기업 내에서 ‘전략가(strategist)’라는 포지셔닝을 취하는 몇 안 되는 부문 가운데 하나다.
회사의 모든 부문들이 마케팅 부서를 기업의 방향을 설정하고 조율하는 핵심 부서로 인정해 주기를 바란다면 마케팅 조직원들 스스로가 자신을 전략가라는 포지션으로 무장하고, 그에 걸맞게 사고하고 행동하고 인식해야 한다.
만일 마케팅 부서가 고객과 상품, 가격과 시장에 대한 좌표를 제대로 분석 및 설정하지 못한다면, 또 전략 방향이 명확하지 않고 회사의 전 부문이 설정된 방향을 향해 일관되게 매진할 수 있도록 제대로 조율하지 못한다면, 그 기업은 큰 혼란에 빠질 뿐 아니라 막대한 상품 개발비나 영업 및 생산 자원을 낭비하게 될 것이다.
연구개발, 상품개발, 영업, 생산, 관리 등의 부서는 업무 집중도가 매우 높고 실행으로 바로 연결되는 특성상 다른 부문과의 조율 역량을 스스로 갖추기가 쉽지 않다. 특히 제조업 경우 영업과 상품개발, 생산과 같은 핵심 부서들은 각각 추구하는 KPI(Key Performance Indicator ; 성과지표)가 일부 상충되는 데다 서로 건전한 의미의 견제 기능도 유지해야 한다. 따라서 조직 전체를 보고 부서들을 조율하는 마케팅의 역할이 전략적으로 이루어지지 않는다면 마케팅 부서 자체가 유명무실한 조직이 돼버리기 쉽다

회장님은 왜 맥킨지를 신뢰할까?
그렇다면, 과연 어떻게 해야 마케팅 조직, 나아가 개개의 조직원들이 기업 내에서 전략가로 인정받고 포지셔닝할 수 있을까? 이를 위해서는 전략의 생리와 구조를 알아야 한다.
조직과 사람을 통틀어 ‘기업 전략’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것은 아마도 미국의 맥킨지(McKinsey) 컨설팅일 것이다. 전 세계 수많은 경영 전략 컨설팅 회사 가운데 최고봉이자 다른 무수한 컨설팅 회사들이 모두 벤치마킹하는 기업. 일하는 방식과 보고서 양식은 물론 심지어 컨설턴트의 말하는 스타일과 용모까지 따라 할 정도로 맥킨지 컨설팅은 ‘컨설팅의 바이블’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필자가 경영 컨설팅 회사에 있을 때 몇몇 맥킨지 컨설팅을 받았던 기업의 임원들을 만나 보면 대부분 다음과 같은 반응을 보인다.
“젊은 애들 몇 명이 들어와서 내가 다 말해 준 내용들로 표 몇 개 그려서 임원들 다 모아놓...기사전문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