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 꺼진 매장에서
재고 조사하는 로봇 등장




‘로봇 강대국’ 일본에서는 로봇이 단순 접객부터 상품 추천, 재고조사와 적정 진열량 체크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기능을 수행하며 소매업계에서 맹활약하고 있다. 최근 일본 소매업계가 심각한 일손 부족 현상을 겪고 있어 로봇의 기능과 역할은 더욱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일본 IT 기업 유니시스(UNISYS)는 소매 매장을 순회하면서 선반에 얼마의 재고가 있는지를 파악, 매장 담당자에게 발주나 진열대 수정을 조언하는 ‘재고 조사 로봇’을 개발하고 있다. 이러한 로봇 개발이 공식화된 것은 일본 IT 업계 최초다. 저출산∙고령화로 일손 부족이 심각한 소매업계 지원책으로 개발된 이 로봇은 올해 일본 소매점들이 실험 도입할 것으로 전망된다.






고객 떠난 심야 시간, 매장에서 활약하는 로봇
‘재고조사 로봇’은 미국 벤처기업이 매장 안내용으로 설계한 자율 주행 로봇에, 일본 유니시스가 독자 개발한 AI를 조합한 형태다. 이 로봇은 폐점 후 고객이 떠난 매장을 홀로 돌아다닌다. 내장 센서를 통해 어떤 선반에 어떤 상품이 있으며, 어느 정도 빈 공간이 있는지 인식한다. 상품 한 개당 크기와 선반에 채워진 정도를 보고 인공지능이 재고량을 산출, ‘곧 결품되기 때문에 추가 발주를 하세요’, ‘이 상품은 주말에 자주 판매되기 때문에 눈에 잘 띄는 진열대로 이동하세요’와 같은 조언을 한다.
상품 진열 위치를 바꾸더라도 로봇이 매일 매장 내를 순회하며 레이아웃 변화를 자동 인식하기 때문에 특별하게 프로그램을 변경할 필요는 없다.
일본 유니시스는 매장 안내에 로봇을 활용하는 실험도 진행 중이다. 일본 유니시스 관계자는 “영업 시간에는 ‘안내원’으로, 폐점 후에는 ‘재고조사 담당’으로, 로봇 한 대에게 2명의 임무에 맡기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편, 이온은 2018년부터 쇼핑센터에 업무용 로봇청소기 400대를 도입할 예정이다. 이 로봇청소기에도 자동주행 기능이 있어 쇼핑몰 폐점 후 공용 부분인 바닥 청소 작업을 담당한다. 무인 로봇청소기는 예전부터 있었지만, 이 같이 대규모로 도입하는 것은 이례적인 일이다. 청소 인력 확보와 동시에 연간 1억 5천만 엔 정도의 비용을 절감할 수 있다.
쇼핑몰 같은 상업시설은 이벤트 개최 등으로 내부 구조가 자주 바뀌기 때문에 자동주행 프로그램 설정이 어렵다. 이에 따라 현재 일본 치바시에 있는 이온 쇼핑센터에서 업무용 로봇청소기를 투입한 실험을 진행 중이며, 2018년에 본격 도입할 계획이다. 이 로봇청소기는 전국 이온 쇼핑센터에 1~2대씩 배치될 전망이다.
한편, 신주쿠에 위치한 이세탄 백화점에서는 소프트뱅크가 개발한 휴머노이드 로봇인 페퍼가 소믈리에가 돼 고객 미각에 딱 맞는 술을 추천해준다. 고객과 대화를 하면서 미각을 분석, 기호에 맞는 술을 제안하는 로봇을 매장에 배치한 것이다.
내점객이 와인 등을 시음한 후 단맛, 신맛, 쓴맛 등의 미각이나 기호와 관련한 정보를 입력하면, 인공지능이 고객 미각을 분석...기사전문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