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셜

POP 문구 하나에도 고객 마음은 움직인다

고객이 기꺼이 지갑을 여는 순간은 언제일까. 바로 판매 직원이 진심으로 자신을 배려해 준다고 느낄 때다. 당장의 이익을 포기하고 고객 입장을 먼저 생각하기란 쉽지 않지만, 그럴수록 충성고객은 늘어난다는 사실은 분명하다.


바로 지금 상품을 구입하려는 고객에게 다음주에 오면 더 싸게 구입할 수 있다고 알려줄 수 있는 판매 직원이 얼마나 될까. 이것은 어느 정도의 피해를 감수해야 하지만, 고객의 기억에 오래도록 남는 직원은 바로 이런 사람이다. 특별한 접객이나 판촉으로 마음을 바꾼 고객들의 경험담을 들어보자.

▶ 고객A 사례 : 고객이 매장 직원을 찾게 만드는 POP
천연재료로 만든 바디용품을 사용하고 싶어 매장을 방문했으나 평소 쓰던 제품보다 가격이 훨씬 비싼 것을 확인하고는 구입할 마음이 싹 사라졌다. 그런데 그 순간 ‘미안해 달링(darling) - 레몬, 오렌지, 장미 블렌드! 어떤 상황에서도 당신을 돋보이게 만들어 주는 상큼한 향기 1만 원’이라고 써진 POP를 보고는 발걸음을 멈췄다. 그리고는 점원과 그 제품에 대한 이야기까지 나누고 구입하기 위해 집어 들었다.
처음에는 살 마음이 전혀 없었던, 한 개에 1만 원이나 하는 입욕제를 나는 왜 덜컥 사버렸을까? 그것은 발을 멈추게 한 POP 때문이다. 나는 ‘미안해 달링’이라는 입욕제가 과연 어떤 제품인지 궁금했다. 점원에게 묻지 않고서는 못 배길 이름이 아닌가?
만약 점원이 먼저 다가와 “고객님, 찾으시는 제품이 있습니까.”라고 말하며 상품에 대한 설명을 늘어 놓는다면 고객 입장에서는 일방적인 판촉활동이라고 느꼈을 것이다. 그러나 고객이 먼저 궁금한 것을 질문하고 그에 대한 설명을 듣는다면 같은 내용이라도 고객은 친절한 직원 혹은 친절한 매장이라는 인상을 갖게 된다.
점원이 고객에게 화살을 조준하는 것이 일반적인 판매방식이라면 이 POP는 바로 고객이 점원에게 화살을 겨냥할 수 있도록 만든 것이다.
점원이 내 질문에 대한 답을 해줄 때에도 ‘상품’ 자체에 초점을 맞추는 것이 아니라 그 입욕제를 사용하면 어떤 변화가 있는지와 같은 ‘상황’에 대해 설명해줬다. 고객이 자신의 머릿속에 상품과 관련한 이미지를 떠올릴 수 있을 때 비로소 구입할 마음이 생기는 것이다.

▶ 고객B 사례 : 문구 하나에 마음의 브레이크를 밟다
그날 나는 한 지방 도시의 터미널 안을 빠른 걸음으로 걷고 있었다. 2주 전에 걸린 독감이 겨우 진정돼 고객사와의 회의에 참석하러 가는 길이었다. 원래 기관지가 약해 주위로부터 “B씨는 일 년 내내 기침하는 것 같아요.”라는 말을 듣고 살기 때문에 그날도 어김없이 목도리로 목을 둘둘 감싸고 버스에 오르려는 순간이었다.
터미널 안에는 많은 매장이 있다. 그 안에 있는 모든 매장은 고객의 관심을 끌기 위해 저마다 갖은 노력을 다하고 있다. 그런데 빠른 걸음으로 걷고 있는 내 눈에 어떤 글자가 날아들어와 박혔다.
단 한 순간에 내 시선을 사로잡은 그곳에는 ‘감기는 나았어도 기침은 남는다!’라...기사전문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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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권 591호

2025년 5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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