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년 가는 브랜드의 힘, ‘디자인’에 있다

브랜드 디자인은 기업의 제품과 감성을 하나의 이미지로 특징화해 해당 브랜드를 선택하는 고객에게 명확한 기준을 제시하는 것이다. 혹자는 간단한 상표나 로고 정도를 디자인하는 작업이라고 폄하하기도 하지만, 실제로는 기업 이미지와 최상위 가치를 창조해내는 고난도 기술이 요구된다.

최근 한 개그 프로그램에서 ‘제가 할께요, 느낌 아니까…’라는 유행어가 인기를 끌고 있다. 귀여운 생김새의 개그우먼이 여배우 역할을 맡아 과거에 자신이 거칠게 막 살았던 행동에 대해 익숙한 느낌이 있다고 말할 때면 예쁜 척하는 배우보다 마음이 더 가고 사랑스럽게 느껴진다. 우리는 그녀가 말하는 ‘느낌’이라는 단어 한마디로 그 여배우가 어떤 성격이고, 어떤 행동을 하며, 어떻게 살아왔고 또 앞으로 어떤 생활을 할지 짐작할 수 있다. 그리고 그 느낌을 이유 없이 좋아하기도 하며, 때로는 싫어하기도 한다.
일상생활에서 사람과의 관계도 마찬가지다. 이름과 외모, 옷차림, 목소리, 말투, 하는 행동을 잠깐 보고도 호감이 가는 사람이 있는 반면 비호감인 사람도 있다. 만약 비호감으로 자꾸 인식되는 사람이 있다면 그는 살면서 많은 것을 잃고 말 것이다. 기업에게 있어 이러한 느낌은 개인보다 더 중요하다. 무한경쟁 시대에 고객에게 끊임없이 선택받는 기업만 생존할 수 있는데 어떤 이유로든 고객이 비호감이거나 고루하다고 느낀다면 아무리 첨단 기술과 품질로 승부를 건다 하더라도 오래 살아남을 수 없다.

로고, 기업을 말한다
기업 브랜드는 고객에게 비쳐지는 얼굴이며, 브랜드 디자인은 이러한 얼굴을 디자인하는 것이다. 작은 범위로는 상표 디자인이나 기업 간판, 광고 등에 들어갈 로고를 만드는 것을 의미한다. 광의로 보면 로고를 활용한 모든 애플리케이션, 즉 회사 사무실이나 매장 인테리어, 기업에서 쓰는 문서 양식과 명함, 웹과 앱의 UI까지 기업의 느낌을 디자인하는 작업을 지칭한다.
소비자들은 기업의 브랜드 로고만 봐도 해당 기업의 이미지를 떠올릴 수 있다. 얼마나 혁신적인 기업이며, 회사의 오너나 경영자가 어떤 철학을 갖고 있는지, 또 자사 고객을 어떻게 생각하는지 묻어나는 것이다. 그래서 대기업들은 정기적으로 브랜드 로고 디자인을 손보고 업그레이드하기도 한다. 때로는 완전히 새로운 브랜드 로고로 개편하거나, 기업 전체를 쇄신하는 사례도 있다. 예를 들어, 기업 오너가 2세로 승계되거나, 인수합병으로 새주인을 맞이하게 되면 비전을 재수립하고 발표함과 동시에 브랜드 로고 자체를 바꾸는 것이다. P&G나 코카콜라처럼 오래 역사가 있는 기업들도 100년 전 브랜드 로고의 전통을 지키면서 글꼴을 바꾸거나 구도를 조금씩 수정하면서 모던한 느낌을 유지하기 위해 지속적인 디자인 작업을 한다.
기업 브랜드 디자인은 단순히 시각적인 디자인의 영역이 아니다. 브랜드 디자인을 전문으로 하는 컨설턴트나 디자이너는 먼저 기업 오너나 경영자의 경영철학과 가치관에 대한 인터뷰부터 진행한다. 또한 조직 문화와 조직원들의 사고방식에 대해서도 분석...기사전문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