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증세 덫에 줄줄이 역신장


지난해 4월 소비세가 5%에서 8%로 오른 이후 일본 소비시장은 더욱 얼어붙었다. 당초 전문가들은 여름이 지나면 소비증세의 영향권에서 벗어날 것으로 예상했지만, 갈수록 소비 침체가 더해지면서 각 유통업체들은 지난해 큰 폭의 역신장을 기록했다.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의욕적으로 꺼내든 경기부양책 ‘아베노믹스’가 오히려 소비 심리를 꺾어놓고 있다. 아베노믹스는 양적완화에 따른 엔화 약세를 통해 수출을 진작시키고 내수 소비를 끌어올리겠다는 목표에서 출발했다. 추진 2년째를 맞았지만 꽁꽁 언 소비심리는 좀처럼 풀리질 않고 오히려 뒷걸음질하고 있다.
아베 정권이 4월 단행한 소비세 인상(5%→8%)도 소비에 찬물을 끼얹었다. 특히 아베노믹스에 따른 엔화 약세로 인플레이션이 상승한 반면, 실질 소득은 제자리 걸음을 지속하면서 지갑을 닫는 소비자들이 늘었다. 이에 따라 주요 유통들도 지난해 4월 소비세 인상 이후 줄줄이 마이너스 성장을 지속하고 있다.

소비세 인상 여파에 실적 부진
일본 유통 공룡인 이온도 소비 침체의 여파를 비켜가지 못했다. 이온이 지난해 10월 3일 발표한 2014년 3~8월기 결산 결과, 소비증세 등의 영향으로 주력 업태인 종합슈퍼가 부진에 빠지면서 그룹 전체 연결영업이익이 전년 동월대비 41%(433억 엔) 감소했다. 특히 기존점 대부분 매출이2~3%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온이 운영하는 슈퍼마켓들은 지난해 7월 이후 식료품을 중심으로 100개 품목을 가격 인하했으나 고객을 끌어들이는 데 실패했다. 이들 종합슈퍼 부문은 영업이익에서 131억 엔의 적자를 기록했다.
같은 날 결산 실적을 발표한 유니그룹 홀딩스도 종합슈퍼 자회사의 영업이익이 33% 감소했다. 마에무라 데츠로 회장은 "예상 이상으로 소비증세의 영향이 컸다."라고 말했다.
일본체인스토어협회가 지난해 11월 20일 발표한 10월 전국 슈퍼마켓 매출도 기존점 기준으로 전년 동기대비 1.9% 감소하며 소비증세 이후 7개월 연속 마이너스 성장했다. 더욱 염려스러운 것은 8월(-0.1%), 9월(-1.0%)과 같이 시간이 갈수록 매출 감소 폭이 확대되고 있는 점이다. 슈퍼마켓 관계자들은 "일부 수출 주력 대기업 실적이 좋아졌다고 하지만 일반 서민이나 중소기업은 온기를 느낄 수 없다. 소비증세 이후 서민들의 삶은 더욱 힘들어 졌다."고 입을 모은다. 특히 증세와 엔저 현상으로 수입 물가 상승이 가파르면서 가계 부담이 더욱 증가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세븐일레븐, 유일하게 성장 지속
일본 유통시장에서 성장을 지속해오던 편의점도 지난해 들어 역신장의 늪에 빠졌다. 일본프랜차이즈체인협회가 지난해 11월 20일 발표한 주요 편의점 10개 사의 10월 기존점 매출은 전년 동월대비 1.1% 감소했다. 소비세 인상 이후 7개월 연속 전년 실적을 밑돈 것이다.
시장 확대를 지속하던 편의점 업계는 지난 한해 점포 폐쇄와 출점 수 감소라는 쓴맛을 맛보기도 했다. 쓰리에프는 고지...기사전문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