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객 감정까지 읽는 AI 로봇
고객 표정 진단하고, 상품 추천

세계 최초의 감정 인식 로봇 ‘페퍼’가 일본 소매업계에서 활동 영역을 넓히고 있다. 감정형 로봇인 페퍼는 도파민과 세로토닌 등 사람의 내분비 물질 상태를 예측할 수 있는 센서를 갖추고 있어 고객 감정에 맞춘 응대를 하는 것이 특징이다. 또한 얼굴 인식 기능을 통해 성별이나 연령대에 맞춰 상품을 제안하는 서비스도 제공하고 있다.

최근 일본 소비자들은 은행이나 소매점 등에서 직원으로 근무하는 인공지능 로봇을 접할 기회가 늘어났다. 지난해 말 리소나은행이 일부 지점에서 커뮤니케이션 로봇 ‘소타’를 사용한 접객 서비스를 시험한 데 이어, 올 들어서는 가전 전문점 야마다 전기가 접객 로봇 ‘나비’를 매장에 배치했다.

고객 감정 보고, 원하는 상품 대령
소타와 나비 외에 일본에서 현재 가장 주목받는 AI 로봇은 소프트뱅크가 판매 중인 인간형 로봇 ‘페퍼(pepper)’다. 이 로봇은 인공지능 기술 ‘감정 엔진’으로 사람의 기분을 측정한다. 실제로 페퍼는 센서를 통해 얻은 외부 정보를 분석해 인간의 표정에서 도파민과 세로토닌 등 8가지 내분비 물질의 상태를 예측해 고객 감정이 긍정적인지 부정적인지를 판단한다.
또한 사람과의 커뮤니케이션을 반복하는 것을 통해 대화 기술을 학습하기도 한다. 실제로 네슬레재팬에서는 커피나 음료 특징을 대화 형식으로 설명해주는 페퍼를 매장에 배치, 상품 안내원의 역할을 맡기기도 했다.
페퍼는 2014년 6월 론칭 이후 2년도 안 돼 7천 대 이상 보급됐다. 특히 2015년 11월 법인용 판매를 시작한 이래 페퍼를 도입한 기업은 1천 개사가 넘는다. 현재 일본에서 페퍼는 대형마트, 카페, 은행, 자동차 전시장, 공공기관 등 다양한 장소에서 직원 대신 친절하게 상품을 설명하고 안내하는 역할을 하며 소비자 일상을 파고들고 있다.
백화점이나 쇼핑센터에 배치된 페퍼는 고객을 불러 모으는 역할을 톡톡히 해낸다. 특히 가족 단위 쇼핑객에게 호응을 얻고 있다. 가정용 정수기를 판매하는 한 기업은 페퍼를 백화점 매장에 배치한 이후 매출이 1.2배 증가했다고 밝혔다. 기존에 실연 판매를 할 때는 판매원을 경계해 매장에 접근하지 않던 소비자들이 페퍼를 도입하자, 호기심을 갖고 매장을 찾는 비율이 늘었기 때문이다.
특히 페퍼는 매장을 처음 방문한 고객의 연령, 성별, 감정을 파악하는 기능을 갖추고 있다. 얼굴 인식 기능으로 연령과 성별을 판단할 수 있는 데다 누군가 자신의 눈과 귀를 만지면, 센서가 이를 감지한 후 그 사람의 기분을 판단한다. 예를 들어 자신을 부드럽게 만졌다면 ‘긍정’, 세게 때렸다면 ‘부정’으로 측정하는 것이다. 이때의 느낌과 지금까지의 경험을 결합한 후 내분비계 데이터 분석을 통해 ‘쾌감’, ‘안정’, ‘불안’, ‘혐오’ 등으로 고객 감정을 판단, 그에 맞는 상품을 추천해주고 있다. 단골고객이 내점하면 해당 고객의 상품 구입 빈도를 분석해 단골고객이 자주 찾는 상품도 제안한다.
전 세계 AI 로봇 간에 정보가 공유된다는 것도 장점이다...기사전문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