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환경’에서 ‘유기농’으로

나와 가족의 건강을 지키기 위해 시작된 ‘친환경 소비’가 이제 자연, 나아가 후세대를 위한 ‘로하스 소비’로 옮겨가고 있다. 유기농 상품은 단순히 안전한 먹을거리를 확보하는 수단이 아니라 바로 이런 윤리소비를 실천하는 방식의 하나인 것이다.

식품 안전 및 건강에 대한 소비자들의 관심 증가와 정부의 친환경농산물 육성 정책으로 지난 10

년 사이 친환경농산물 시장은 20배 넘게 성장했다. 여기에 최근에는 날로 심각해지는 환경문제에 대한 우려감이 더해져 친환경농산물 생산 및 소비는 지속적으로 성장할 것으로 보인다.


농협중앙회에 따르면 국내 친환경 농산물 시장 규모는 지난해 약 3조 2,874억 원으로 올해는 이보다 11.5% 증가한 3조 6,564억 원 정도가 예상되고, 2013년에 이르면 약 4조 4천 억 원 규모를 형성할 것으로 전망된다(도표 1 참조). 물론 아직까지 전체 시장에서 친환경농산물이 차지하는 비중은 미미한 편이지만, 향후 친환경 시장이 미래 성장을 견인할 한 축이 될 것이라는 전망에는 이견이 없다.

저농약 폐지로 유기농산물 증가 예상
우리나라의 친환경농산물 인증제도는 독특한 이력을 갖고 있다. 1998년 정부가 친환경농업 확산과 친환경농산물의 소비 확대를 위해 목적으로 '친환경농업육성법'을 제정하면서 친환경농산물 인증제도를 저농약-무농약-전환기유기농-유기농의 4단계로 구분해 도입한 것이다. 대부분 선진국에서는 마지막 단계인 유기농농산물만 인정하고 있다.


이러한 4단계의 구분은 시행 초기 혼란과 논란을 동시에 야기하기도 했지만, 친환경 농법 확산에는 어느 정도 기여했다는 평도 있다. 저농약농산물까지 친환경농산물 인증범위에 포함시킴으로써 이전까지 행해졌던 농가들의 무분별한 농약 및 비료 사용 관행을 개선하는 데 크게 영향을 미쳤다는 것이다. 그러나 결국 가장 많은 혼선을 빚었던 전환기유기농 인증이 지난해 폐지되었고, 2015년에는 저농약 단계도 전면 폐지된다. 저농약농산물 경우 이미 인증을 받은 농가에 대해서만 2015년까지 유효기간을 연장해주고, 신규 인증은 이미 2010년부터 폐지됐다.


현재 전체 친환경농산물에서 최종 단계인 유기농농산물이 차지하는 비중은 미미하다. 지난해 기준 친환경농산물 인증 종류별 생산량을 보면 유기농이 5.5%, 무농약 46.9%, 저농약 47.6%로 아직까지 저농약 인증 농가가 가장 많다(도표 2 참조). 그러나 관련업계는 현재 친환경농산물 인증의 47.6%를 차지하고 있는 저농약농산물 가운데 상당수가 향후 무농약을 거쳐 유기농으로 전환될 가능성이 높다는 점을 들어 2015년 이후 유기농농산물이 급증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실제 지난해 인증 종류별 생산량 증감률을 보면 유기농농산물이 12%, 무농약이 18% 증가한 데 비해 저농약농산물 생산량은 23%나 감소했다(도표 3 참조).


그러나 채소나 양곡에 비해 과일은 무농약 재배가 사실상 불가능한 품목이 많아 향후 저농약인증이 전면 폐지될 경우 기존 저농약...기사전문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