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약 부작용 몸소 체험한 뒤 유기농 장 개발


전통 장류를 생산하는 절골농원은 전국 최초로 유기장 인증을 받은 업체다. 유기농 재료로 만드는 이곳 제품들은 고집스러운 손맛 덕에 농원까지 직접 찾아와 제품을 구입해 가는 고객이 끊이지 않을 정도로 입소문이 자자한 곳이다.

서울 시내에서 2시간여 떨어진 경기도 양평읍 개군면 내리. 구불구불 가파른 산길을 한참을 달려 도착한 절골농원은 사방이 산으로 둘러싸인 천혜의 자연 환경을 배경으로 자리하고 있었다.
농원 입구에서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온 것은 300여 개에 달하는 커다란 장독들. 정남향으로 배치된 이들 장독들이 햇살을 받으며 줄지어 늘어선 모습이 장관이다. 간장이며 고추장이 들어가 있는 이들 장독은 유약을 바르지 않은 투박한 빛깔의 ‘숨 쉬는 장독’이다. 장독에 담겨 있는 된장, 쌈장, 막장 등 전통 장류들은 전국 최초로 유기장 인증을 받은 것들이다.


절골농원을 운영하는 박용업 대표는 장류를 만드는 최적의 환경은 청정의 재료와 전통방식 그대로여야 한다는 고집을 가지고 있다. 이 때문에 이곳에서 사용하는 재료부터가 남다르다.
장의 주원료가 되는 콩을 비롯한 보리, 고추 등 모든 원료는 100% 유기농이다. 원료 대부분을 절골농원에서 직접 재배해 사용하고, 주읍산 자락 아래 70m 암반수를 사용해 장을 담그고 있다. 유기 인증을 받은 콩 재배 면적이 1만 8천㎡, 찰벼 4,600㎡, 고추 3,960㎡, 보리 9,900㎡ 등 직접 박 대표가 심고 기르고, 수확해서 만들어 내는 것이다 보니 재료 하나하나에 대한 그의 애정이 남다르다.
장 만드는 방법도 전통 방식 그대로를 따르고 있다. 박 대표는 “된장의 진가는 오랜 기다림에서 시작된다.”고 말한다. 발효균을 투입해 단기간에 만드는 일반된장과 달리 볏짚 등의 자연균으로 오래 묵히고 숙성시켜 자연발효 되는 재래식 된장에서 진정한 장맛을 느낄 수 있다는 것이 박 대표의 철학이다. 이곳에서 생산하는 장류는 보통 2년 이상의 숙성 기간을 거치는데, 일반된장이 6개월 만에 뚝딱 만들어지는 것과는 차원이 다르다.
박 대표는 “유기농 콩 100%를 가마솥에 삶은 뒤 전통방식으로 자연 건조해 황토방 발효실에서 띄운 매주를 사용한다.”고 설명했다. 메주는 볏짚에 묶어 바싹 말리는 데 수십 일이 걸리고, 짚과 켜켜이 재워서 다시 발효시키는 데 또 한 달이 넘는 긴 시간이 걸린다. 이때 사용되는 볏짚 역시 절골농원에서 직접 재배한 유기농 볏짚이다.
이곳에서는 콩을 삶을 때도 가마솥 사용만을 고집한다. 장작불의 온기가 가마솥을 타고 콩에 골고루 퍼져 균일한 온도를 유지해줄 뿐 아니라 뜸을 들일 때도 열기가 남아 있어 푹 삶는 효과를 내기 때문이다.

국내 유기농 농장을 대표하는 ‘스타 팜’으로 선정
박 대표가 농약을 사용하지 않기 시작한 것은 2001년부터다. 1994년부터 농사를 짓기 시작한 그는 1년에 두세 차례 농약 중독으로 쓰러지는 일이 반복되자 유기농법에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 그러나 유기농사도 호락호락하지 않았다. 친환경 ...기사전문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