쇠고기 가격 거품, 이렇게 걷어낸다


어떻게 하면 한우 값 거품 논란에 종지부를 찍을 수 있을까. 최근 산지 소 값 하락이 연일 사회적 문제로 대두되면서 축산물 유통구조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이에 정부 및 유통업체에서 한우 유통구조를 개선하기 위해 팔을 걷어붙였다.


연초부터 ‘소 값’이 문제다. 축산농가는 구제역 이후 곤두박질치는 소 값에 더 이상 소를 키울 수 없다며 대책을 성토하고, 산지 하락세에 비해 소매가가 떨어지지 않은 것은 소매 마진 때문이라며 유통업체 및 음식점들이 집중 공격을 받았다. 유통업체 관계자들은 “산지가격이 큰 폭으로 하락한 것은 육우(고기용 젓소 수컷)인데, 소매가격은 한우를 기준으로 조사됐기 때문에 형평성이 떨어지는 조사”였다고 항변했다. 산지 한우 값 역시 하락하긴 했지만 구제역 이후, 육우 소비층이 한우 소비층으로 돌아서면서 육우만큼 큰 폭으로 하락한 것은 아니라는 것이다.
농가의 소 값 하락 대책을 강구하는 목소리가 높아지면서 한우의 복잡한 유통구조가 또 다시 도마 위에 올랐다. 산지 소 값 하락에 비해 소비자는 여전히 비싼 돈을 주고 사먹어야 하는 문제의 핵심은 많게는 12단계를 거쳐 소비자에게 건너오는 복잡한 유통구조에 있다는 데 의견이 모아졌기 때문이다. 산지에서 수집상이나 우시장에 팔린 한우는 도축장 및 가공업체, 도매업체를 거쳐 소매점에 공급되기 때문에 수요와 공급의 시장원리가 통하지 않는 복잡한 유통구조를 갖고 있다.
하지만 유독 복잡한 구조를 거쳐 소비자 식탁에 올라야하는 한우 거품 값 논란이 어제 오늘의 일은 아니다. 매번 반복되는 논란거리이기에 정부는 이번에는 반드시 비합리적인 유통구조를 바로잡겠다며 개혁의 칼을 뽑아들었다.
정부는 농협을 통해 협동조합형 축산물 대형 패커(packer ; 축산물의 산지 조직화와 생산•도축•가공•판매까지 아우르는 통합경영체계)인 ‘농협안심축산’을 적극 육성해, 2020년에는 국내 한우시장의 50%를 농협안심축산을 통해 제공하겠다는 비전을 제시한 바 있다. 대형 패커는 생산, 도축, 가공, 판매 과정을 한 단계로 통합하는 계열화 시스템으로, 농가는 생산과 출하를, 지역축협은 수집과 공급을, 패커는 도축∙가공∙유통∙판매를 전담해 소비자 가격을 6.5% 인하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아울러 농협이 운영하는 정육식당 100개를 추가 개설하고, 2015년까지 일반 정육점 1천 개를 ‘안심축산물전문점’으로 프랜차이즈화해 판매망을 넓히고 동네 정육점의 위생∙안전 수준을 높일 예정이다. 또한 현재 83개소인 도축장은 2015년까지 36개로 줄이고 지역별 도축장에 대해 규모화∙현대화를 추진할 계획이다.
하지만 몇몇 유통업체들은 이보다 한 발 앞서 한우 유통구조 혁신의 단계를 차근차근 밟아가고 있는 중이다.

CASE 1. 대형점 사례_위탁영농∙미트센터로 유통 단계 축소


대부분의 대형 유통업체들은 산지나 도축장과 직거래를 통해 물량...기사전문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