틈새 아닌 대세, 맛 전쟁 시작되다


2000년대 후반, 레디밀 제품으로 제2의 도약기를 맞았던 HMR 시장은 여전히 시장 안착을 위해 저변확대에 힘을 모으고 있다. 하지만 맛과 안전성 평가에서 신뢰를 얻기 시작한 것은 고무적인 일이다. 급속한 인구구조 변화 또한 HMR 시장에 순풍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맞벌이 주부 김모 씨는 저녁 찬거리 준비를 위해 퇴근길에 매장에 들렸다. 마땅한 반찬이 없어 찌개라도 끓여야겠다고 생각한 김모 씨는 찌개거리를 하나하나 구입해 손질하느니, 파우치 형태로 나온 완제품을 구입하는 것이 시간이나 경제적으로 합리적이라 판단, ‘궁중 육개장’ 하나와 다음날 아침에 먹을 ‘닭가슴살 샐러드’, 주말 외식을 대신할 ‘바비큐 폭립’을 장바구니에 담았다.
최근 데우기만 하면 바로 먹을 수 있는 가정간편식(이하 HMR; Home Meal Replacement)이 소비자 식탁과 점점 친밀해지고 있다. 각 유통업체마다 HMR 부문은 연간 30~50%씩 성장하고 있다. 이렇게 HMR 부문이 급속히 성장하고 있는 이유는 업체마다 미래성장을 위한 핵심 부문이라는 데 공감대를 형성하고 상품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HMR, 먹을 만하네
지난 2~3년 전만 해도 대형마트나 슈퍼마켓 즉석조리식품은 반찬이나 김밥, 치킨, 떡볶이 같은 길거리 간식 위주로 판매돼 쇼핑 중 출출한 배를 채워주는 요깃거리에 지나지 않았다. 이렇게 스낵류에 그쳤던 즉석조리식품 매대가 가정식 메뉴를 본격 도입하기 시작하면서 HMR 전용매대까지 등장했고 이로써 국내에도 HMR 시대가 서막을 열었다.
식사대용식을 의미하는 HMR이란 조리할 필요 없이 바로 먹을 수 있는 RTE(Ready To Eat) 제품, 파우치나 용기에 담겨 있어 전자레인지에 데우거나 끊이기만 하면 되는 RTH(Ready To Heat) 제품, 손질된 탕거리 재료를 포장한 전처리 제품처럼 약간의 조리가 필요한 RTC(Ready To Cook) 제품을 말한다. 최근에는 RTE, RTC 제품보다 유통기한이 긴 RTH 제품 비중이 증가하는 추세.
이렇게 HMR 상품이 확산되고 있는 것은 맞벌이 부부 증가로 주부들이 주방에서 조리할 시간이 점점 줄어들고 있는 데다, 소가족 확산으로 원재료를 모두 구입해 조리하는 것보다 HMR 상품을 구입하는 것이 합리적이라는 인식 때문이다.
여기에 HMR 제조업체들의 상품력 향상도 빼놓을 수 없는 성장 배경이다. 가격대비 가치, 편의성 등의 요소가 아무리 중요해도 한 번 먹어보고 맛이 없으면 고객들에게 외면당하고 만다. HMR 상품 등장 초기만 해도 가정 조리식과 비교해 인스턴트 맛이 강해 재구매율이 떨어졌다. 하지만 그동안 시행착오를 거치며 시설과 기술력을 발전시킨 덕분에 이제는 맛에 대한 경쟁력을 확보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마트 HMR 담당 최혁 과장은 “예전에는 포장된 HMR 상품을 가족들에게 내놓는 것이 주부로서 부끄러운 일이었지만 충분히 맛있다는 인식이 확산돼 HMR에 대한 거부반응도 줄었다.”고 말했다. 게다가 HAC...기사전문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