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품’은 기본, ‘감동’이라는 덤까지 제공

신문 한 면을 가득 메운 백화점 광고나 50% 할인 행사에서 진심으로 감동을 느끼는 고객이 있을까?
물론 광고를 하고, 가격을 할인하면 매장은 붐빈다. 그러나 그때뿐. 반면 고객과 가슴으로 만나고, 자신이 취급하는 제품을 전문가 수준으로 설명할 줄 알며, 가장 좋은 제품을 합리적인 가격으로 제공할 줄 아는 판매사원이 있는 매장은 어떨까?
언제나 충성스런 고객들로 넘쳐나지 않을까? 고객들은 그곳에서 ‘상품’은 기본이고, ‘감동’이라는 덤까지 얻어 가기 때문이다. 국내 유통시장에서 내로라하는 소매업계 ‘판매왕’들이 고객을 감동으로 이끄는 비법을 소개한다.

ABC마트 명동점 임재형 담당
하루 200켤레 판매하는 ‘신발 판매왕’


1년 동안 판매한 신발 수량만 총 1만 1천 켤레. 이것을 금액으로 환산하면 한 해 무려 7억 5천만 원어치를 팔았다는 이야기다. 하루 최대 200켤레까지 판매한 기록을 가진 이 사람은 ABC마트 명동점에서 근무하는 임재형 씨다.
어렸을 때부터 신발 수집에 열을 올렸을 정도로 신발 ‘광’이었던 그는 우연히 눈에 띈 ABC마트 구인 광고를 보고 이 일을 시작하게 됐다. 즐기던 취미가 일이 된 것이다. 그러나 직업은 즐기는 선에서 멈추는 것을 허락하지 않는다. 그의 표현을 빌리면 머리에 쥐가 나고, 입에서 단내가 나야 자신의 영역을 지켜낼 수 있다는 것.
한 달 평균 100켤레 정도의 신상품이 들어오는데, 이들 상품들을 직접 신어보고 나서야 판매할 정도니 그가 얼마나 노력파인지 알 수 있다. 단순히 신어보는 데만 그치는 것이 아니라 시착 느낌, 특수 기능 등을 일일이 기억한 다음 자신이 직접 체험한 것을 고객에게 생생하게 전달하는 데 초점을 맞춘다. 아무리 뛰어난 세일즈 토크도 ‘살아있는 체험’을 이길 수 없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이렇게 축적된 ‘산지식’이 그를 2010년 ABC마트 판매왕으로 만들었다.
그는 자신이 몸으로 익힌 지식을 총 동원해 구매를 망설이는 고객의 고민을 하나씩 해결해 준다. 즉, 디자인이나 사이즈 때문에 주저하는 고객이라면 판매원 자신이 고객 입장에 서서 어떤 상품을 고르는 것이 보다 합리적인지 제안한다. 이때 해당 상품을 추천하는 이유가 중요한데, 바로 이 순간 그가 지닌 상품 지식이 빛을 발한다. “단점을 확실히 전달하되 단점을 단점으로 느끼지 않도록 보충 설명을 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단점을 알고 있기 때문에 더 능숙하게 상품을 다룰 수 있다는 것.
유독 그를 찾는 40~50대 이상 중장년층 고객이 많은 것도 지칠 줄 모르는 설명 덕이다. “젊은 고객들은 자유롭게 구경하길 원하는 반면, 나이 드신 분들은 자세하게 제품에 대해 설명을 듣길 원하세요. 어르신들은 자녀들이나 손자손녀와 같이 가족들 신발까지 함께 구입하시기 때문에 보통 한 번에 2~3켤레 이상을 구입하세요. 제 입장에서는 고마운 분들이 아닐 수 없죠.”

롯데백화점 잠실점 스튜어트 이상수 매니저
고객의 숨은 매력 찾아주는 ‘스타일리...기사전문보기